이상적인 노트 #2— 나의 노트법 (feat. PARA Method, Notion)
※ 이 글을 기고할 때 까지는 몰랐던 사실인데, Notion Automation이 업데이트 되어서 원하는 스케쥴로 실행시킬 수 있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날짜의 데이터를 특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미리 알립니다.
지난 번에 이상적인 노트라는 포스트를 게시한 뒤 사실 상당한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정리해야하는 글이라서 이제라도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트 방식이기 때문에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은 현재의 셋업은 꽤 오래간 유지되고 있는 컨셉이므로 나름대로는 이 방식의 유효한 점이 있었고 그 내용을 공유하는 글이다.
Notion을 선택한 이유
첫 번째는 사용 할 노트를 탐색하는 일이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상당히 많은 노트 앱들을 살펴보고 결국 Notion으로 정착한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Notion을 선택했기 때문에 감수하는 단점들도 있지만, 장점이 그것들을 커버하기 때문에 다른 툴을 쓰기가 어려웠다.
선택의 중요 기준 + Alpha
물론 요즘은 너무 당연해서 따로 적지는 않았지만, 디바이스 별 접근성과 기기별 동기화는 기본이다.
위 이유들에서 상당히 많은 노트앱들이 탈락한다. 꽤 유명한 Obsidian의 경우에는 멀티미디어 스크랩에 용이하지 않았다. 또한 데이터베이스 기반 노트의 개념이 모호한 경우들이 많았다. 결국 Evernote Alternative로 Notion외의 선택지가 딱히 없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제품이 Tana 였는데, Tana의 경우 내가 만들고 싶어했던 노트의 모습과 가장 유사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컨셉에 적응하는 노력과 생각보다 직관적이지 않은 UX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아직 초기 스타트업의 신생 제품이었기에 신뢰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현재에도 한 번씩 업데이트가 있으면 써보기는 하지만 아직인 것 같다.
물론 선택에는 그 이면이 있기 마련인데. 노션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했던 것들도 있다. 일단, 생각보다 노션은 버그가 상당히 많다. 특히 글쓰기 관련 버그가 많은데 프로그램을 껐다 켜야만 정상화되는 경우가 꽤 많고 새로운 업데이트가 있을 때 뭔가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체적인 문서 포맷을 가진다. 이 말은 노션으로 들어가는건 내 마음이지만 나오는 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또한, 대부분 서버와의 통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다. 특히, 모바일에서 쓰기 경험은 매우 좋지 않다. Native한 문서 입력 방식과는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드래그 등의 동작도 맘처럼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의 경우 대부분의 작성을 데크스톱이나 랩톱 환경에서 하기 때문에 그나마 감수할 수 있는 이유들이었다.
노트 작성하기
나는 PARA Method를 약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 PARA Method의 기본은 Project, Area, Resource, Archive인데 도서관과 같은 분류 체계보다는 냉장고 같은 분류가 더 편하다는게 PARA Method의 기본 컨셉이다. 예를 들면 요리를 할 때 우리는 냉장고 재료를 탐색하고 필요한 재료를 꺼내서 쓰고 남은 재료는 버리거나 다시 보관하는 형태로 관리한다. 즉, 안 쓰는 것은 치운다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요리가 Project이고 재료가 Resource이며 사용후 보관 및 관리가 Archive이다. 즉 모든 재료를 도서관 처럼 분류하는 것은 재사용하기 용이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제나 그 정보들이 최신화 되어 정리되어야 하는 개념처럼 느껴진다. 내 경우에도 예전에는 일단 카테고리를 구분하고 거기에 필요한 노트들을 작성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떤 카테고리는 잘 사용하지 않기도 하고 쓰다보면 카테고리 개념 체계가 불완전해서 애매한 경우들이 많았던 기억이다. 관리하려 들면 카테고리 무한 증식하거나…
PARA를 기본 뼈대로 두고 나의 경우에는 Logs, Tasks 가 추가해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Log는 일기와 같은 형태인데 말 그대로 일상에 일어난 이벤트를 나열식으로 적기 때문에 Log라고 부른다. Task는 Todo로 사용. Area는 다양한 개념으로 해석해서 사용하는 듯 하지만 내 경우 주요 주제로 분류해서 사용한다. 한 덩어리가 너무 크면 다시 쪼개는 형태로 해서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
Logs, Tasks, Areas, Projects, Resources는 모두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구성되며 이 5개의 주요 데이터베이스는 모두 Relation으로 참조한다. 예컨데 Projects에서 Resource를 등록하면 해당 Project가 생성된 Resource에 참조된다. 또한 해당 데이터베이스에는 모두 Archived 프로퍼티(Checkbox Type)를 가지고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Archive한다.
기본적인 노트 흐름
1. 새벽 3시에 생성 되도록 해두었다. 이유는 자기 전 까지는 동일한 날로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아쉽게도 Notion Automation으로 만들기는 가능하지만 실행이 안되므로, Custom API를 만들었다.
3. 보통 일과중에 작성하기도 하지만 일과가 마무리 될 때 작성한다.
3-4. 예를 들면 지인인 A를 만났다면, A가 Resource에 없으면 생성하거나 이미 존재하면 A를 Log에 참조한다. 이렇게 기록이 쌓이면 Resource A를 보면 관련 Log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점점 기억력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꽤 유용하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하나의 노트가 섬이 되지 않도록 참조 관계를 최대한 자동화하는 것이었다. OO을 구매했다는 노트가 맥락 없이 저장되는 것 보다는 어떤 날에 어디를 갔었고 거기에서 OO을 구매했다는 정보가 훨씬 더 가치있는 기록이 된다. 물론 이렇게 참조 관계를 모두 성실히 입력하는 일은 꽤 피곤한 일이기 때문에 급한 메모는 Fav 기능을 활용해서 붙박이로 두는 편이고 최근 자주 사용되는 노트의 경우에도 Fav 마크를 해두고 관심에서 멀어지면 다시 해제하는 식이다.
Add-On 0. Relate Today’s Log
Notion API, Notion Automation
Project를 만들든 Task를 생성하든 Resource를 생성하든 대부분의 이벤트는 해당 날짜의 로그를 참조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Task를 만든 날에도 그 날의 Log가 참조 되고 Task를 Complete한 날에도 그 날의 Log를 참조한다. 나의 모든 노트는 Log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을 적용해두고 있다. 역시 그 날의 Log를 특정하는 것은 현재 노션이 제공하는 기능 범위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Custom API를 만들어서 Notion Automation으로 페이지가 생성되거나 Status가 변경되는 이벤트를 Trigger로 활용해서 Custom API를 실행시키도록 하고 있다.
Add-On 1. Resource Scrapper
Apple Shortcuts, Notion API
Notion에서 직접 참조 관계를 입력해가며 쓰려면 꽤 피곤하기 때문에 나름의 스크래퍼를 만들었다. 입력하여 추가할 수도 있고 링크를 복사하고 앱을 열면 자동으로 Title, Body, Note, Body를 채워주고 Type, Area를 1차로 선택해준다. 맥에서는 직접 이 앱을 단축키로 등록해서 사용중이고 모바일에서는 공유가 가능한 단축어로 설정해두었기 때문에 OS 공통 공유 기능을 활용하는 앱이라면 모두 같은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Add-On 2. 한 줄 입력기
Apple Shortcuts, Notion API
가벼운 입력이 필요할 때 노션은 꽤 무거운 앱의 느낌이기 때문에 앱을 열지 않고도 입력할 수 있도록 한 줄 입력기를 만들었다. 이 작업을 하면서 Apple Shortcuts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API를 연결하면 상당히 유용한 지점이 있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오늘자 Log에 입력되게 해야해서 역시 직접 API를 만들기는 했지만… Shortcuts의 장점은 iOS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아이폰 홈 화면에 Shortcut을 등록할 수 있어서 필요시 매우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매일 뛴 거리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있어서 km, kg가 포함된 텍스트를 쓰면 자동으로 해당 Property로 입력하게 해두었다. 맥에서는 Raycast를 통해 단축어로 등록해서 사용중이다.
이런 식으로 입력해두면 가지는 이점은 명확하다.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 재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나서 흩어진 정보들을 모아 볼 수 있으며 컨텍스트를 유지하기 때문에 맥락 정보가 유실되지 않는다. 조금 수고롭기는 하지만 이 형태로 1년 반 정도 입력하고 있는데 컨셉의 변경 없이 만족하며 쓰고있다. 물론 좀 변태스러운 노력들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가끔 노션 버그 때문에 둥지를 떠나고 싶은 마음도 조금씩 생기지만 에버노트 대체제를 찾기 어려웠던 것처럼 완벽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현재는 노션에 좀 더 정을 붙여 보려고한다. 게다가 노션 Database는 정말 꽤나 강력하고 Formula를 잘 활용하면 왠만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이 컨셉을 소개하면서 템플릿을 공유하고 싶었으나, 꽤 난이도가 있는 연결들이 많이 있어서 템플릿 공유는 어렵게 되었다. 대신 간단하게 D-Day 카운트를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라도 공유를… 노션 유저에게는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어서 나름 유용하다.
만들어서 사용중인 API
* 새벽 4시에 Log 이름을 자동으로 바꾸기 위해 실행되는 Cron API
* Resource Scrapper App으로 Resource에 저장하는 API
* Task App으로 Task에 저장하는 API
* 오늘 Log에 한 줄 추가 API
* 오늘 Log를 참조로 추가하는 A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