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A SEOUL— Anthony McCall: Works 1972-2020
FUTURA SEOUL이라는 공간을 처음 알게되었을 때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쉽게도 알게된 시점에는 진행되는 전시가 없었기에 전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해두었더랬다. 그러다가 「Anthony McCall」 전시가 예고 되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집에서 거리가 좀 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적당한 계기가 생기기를 기다렸는데 마침 오랜 친구와 광화문에서 약속이 잡혔다.
사실 Futura Seoul을 가고 싶었던 것은 웃기지만 전시 그 자체보다도 예전부터 Futura 서체를 좋아했던 인상에 기인했는데, 뭔가 이 곳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Futura 서체의 이미지와 닮았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한 탓에 적지않은 기대를 했었다.
Anthony McCall 《Works 1972-2020》
FUTURA SEOUL
25.05.01 THU — 25.09.07 SUN
전시 공간은 크게 4개로 나뉘었는데, 첫 째는 안소니 맥콜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룸이었다. Futura Seoul의 시그니처 공간인데 햇살이 비치는 곳이다. 사실 전시의 목적과는 큰 관계 없이 공간적으로 멋진 곳이었다. 두 번째는 높은 층고의 공간에서 맥콜의 드로잉 연작과 사운드 체험 작품 그리고 불의 풍경이라는 비디오 작업이 있었는데 불의 풍경 DP는 스탠드형 TV에 전시되는 형태라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그 다음 공간에서는 구긴 신문지를 바닥에 잔뜩 깔고 큰 벽에 비디오 작업이 프로젝션되고 있었는데 여기까지의 작품들은 의도한 메시지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마지막 공간이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 솔리드 라이트가 전시되는 공간이었는데 아주 옅은 가시감이 있는 어둡고 넓고 높은 공간이었다. 전시를 소개하는 주요 이미지와 같이 천장에서 빛이 투사되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사실상 이 작업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이 작품의 임팩트가 있는 것도 있지만 다른 작품들의 임팩트가 상당히 없는 것도 한 몫했다. 사실 기술적인 것이나 개념적으로 보면 현대에 와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는 느낌이어서인지 빛 사이로 드나드는 경험이 Immersive하다고 하기에는 개인적으로는 부족했고 다만, 삼각 원뿔 형태로 내려지는 빛의 형태에서 비주얼 임팩트 정도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어쨋든 FUTURA SEOUL 공간적 경험은 궁금했기 때문에 가보고 싶었고, 결론적으로 전시 내용 자체는 상당히 아쉬운 인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8만원의 가격을 전시 내용과 구성이 설득하지 못했다는 쪽에 가깝다. 이 전시를 본 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종합관람권으로 전시를 보았는데 그 구성이 너무 알차고 훌륭해서 대비되는 측면이 있다.